처음에는 그저 둘이서 돌담길로 이루어진 마을길을 걷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밤비를 만나게 되어서는 강아지와 뛰노는 들판과 해변가가 좋았다.

멜을 만나고는 그저 집 안에서 복슬복슬한 털을 껴안으며 강아지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이 좋았다.

에너지가 넘치는 강아지 두 마리와 신나게 뛰어다녀 보려고 오름을 하나 둘 씩 오르기 시작했다.

오름들은 모두 둥글고 연둣빛의 풀로 덮여있지만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만은 하나하나 모두 달랐다.

가끔씩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한라산 봉우리에도 올라보았다.

그리고 바다가 밀어주는 파도도 타보았다.

언젠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주도 바다에 풍덩 담가보았다. 그리고 숨을 쉬어 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아 보았다.

완벽한 고요함과 나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이제 눈을 떠보았다.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재빠른 움직임으로 왔다갔다하며 나를 어리둥절 하게 했다.

바다에 들어가는 횟수가 잦아지고,

이름 모르던 물고기들의 이름을 찾아보며 이름 붙이기 놀이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점차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돌 틈 사이를 보게 되고, 그 돌이 이루는 지형을 보게 되었다.

제주도의 윗부분은 둥그런 곡선이 아름다웠는데

제주도의 수면 아래 부분은 꽤나 뾰족한 바위들이 조각칼로 다듬어 놓은 듯이 웅장하게 놓여있는 것이 다른 멋이 있었다.

가끔은 수중 아치 사이로 요리조리 지나다녀 보기도 하고 동굴에서 버블을 만들며 천장을 쳐다보기도 했다.

점차 돌에 붙어있는 산호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예쁘다는 연산호들의 색깔에 매료되기도 하고 빠른물살에 깜빡이는 돌산호의 폴립들도 관찰해본다.

 

▲ 대평 비치에서 산란기 중인 자리돔들; 요즘 해양생물학 교과서 읽고 있어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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