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투어를 하며 지인들을 만나면 꼭 듣는 소리가 있다. 

--그래 지금 제주도에 산다고? 요새는 뭐하나?

내가 보통의(?) 정해진(?) 정상적인(?)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기 때문에 자꾸 듣는 소리다.

그러면 나는 

--제주도에서 쉬고 있어요. 이것저것 배우고 있어요. 남편 일이 끝나면 같이 수련받을거예요.

라는 말들을 한다. 마치 이탈한 이유에 대한 핑계를 대는 것처럼. 비굴한 표정과 목소리로. 웃음을 섞으며.

나는 정말이지 이런 순간들이 너무나 싫다. 

질문받는 것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과연 내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가? 내가 동기들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뭐 이런 잡스러운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이 성가시다.

정말이지 다시 한번 더......정말 성가셔!


사실 나는 지금 엄청 행복하고 여유롭다고 생각한다 ㅋㅋ

사랑하는 남편과 앙증맞고 엉뚱한 개들과 여유부리며 자연을 만끽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너무 좋은데-

3년 빨리 나의 직업적인 커리어를 서둘러 마치는 것보다

지금같은 시간을 가지며 삶의 다채로운 면을 경험하고, 고민하고, 탐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에 내려와

시골이라는 낯선 환경의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고, 적응하고, 타협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양껏 읽고

나의 보살핌을 살갑게 여기는 강아지들도 거두어 들이고

남편과 양질의 시간을 넉넉하게 보내며 서로에게 서로가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오름들을 탐방하고

바다 속에도 들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우리가 평소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강의도 참석하고 다니고

대학에서 영문학 작품들을 탐독하는 법을 배우고

다양한 소식들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발견거리를 전하는 일도 해보고, 배워보고

새로운 언어도 배우고


나는 지금이 참 좋으다 !



[내가 행복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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